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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건강] B형 간염 보균자는 얼마나 자주 초음파 검진을 받아야 할까?

[김지훈 초음파 칼럼]

몇 달 전에 있었던 일이다. 깔끔한 모습의 50대 남성분이 병원을 방문했다. B형 간염 보균자여서 정기 검진을 해왔는데 몇 해 전부터 비지니스가 바빠서 검사를 못해 이제 여유가 생겨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진작에 왔어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왔으니 앞으로는 제 때 받으라고 권유하고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설마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너무도 참담했다. 간암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던 것이다.

진단 초음파 경력이 15년을 넘어 가지만 이처럼 중증의 환자분을 접할 때는 특히 그 환자분이 같은 한국인일 때는 나도 모르게 안타까움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그 환자분도 직감을 했는지 그제서야 사실은 요즘 만성피로를 겪고 있었고 뭔가 예감이 안 좋아 병원에 온 것이라 고백했다.


대부분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생기며 대한민국 남성사망원인의 3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암이 많이 진행하기까지 증상이 없고 조기진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하지만 간 경변, B형 및 C형 간염 보균자, 만성알코올중독자를 제외한 정상 성인에서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다행이기는 하다.


한국은 많은 B형 간염 보균자로 인하여 간암의 발생율도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이다. B형 간염 보균자가 정상인에 비하여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얼마나 높을까? 약 200~300배이다. 또한 B형간염에 의한 간 경변이 있는 사람의 위험도는 500배이다. 흡연에 의한 폐암발생률이 11배라는 것을 고려하면 대단하지 않는가?


내 주변의 B형 간염 보균자인 지인들조차 공짜로 검사해주겠다는 나의 간곡한 부탁(?)을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하지만 서두에 이야기한 환자들을 보며 다시 한번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권유가 아니라 부탁이다. B형 및 C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꼭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3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와 6개월 간격으로 간 초음파 또는 복부CT를 하여야 한다. 증상이 생겨서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 완치의 기회를 놓친 것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하면 치료 기술의 발달로 완치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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