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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스 기획기사] 올해 라스베이거스 교통 사고 사망 10년 이래 최악

올해 라스베이거스 교통 사고 사망 10년 이래 최악

‘과속’의 40% 이상이 알코올, 마리화나, 약물 복용


라스베이거스가 대형 교통 사고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주민과 관광객이 많은 관계로 사고 위험이 비교적 높았었는데, 올해 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사우스 웨스트에 거주하는 김윤한씨는 “이 지역 교차로에서는 거의 매일 크고 작은 접촉 사고를 목격한다. 신축 공사 구간이 워낙 많아 도로가 불규칙한데다가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유미나씨는 “밤늦도록 술을 마신 손님들이 그대로 운전대를 잡는 경우는 허다하다. 주변 동료들 사이에도 음주 운전으로 인한 부상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음주와 약물에 의한 이슈

11월 2일, 불과 얼마 전 미식 축구 팀인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의 헨리 러그스(Henry Ruggs)가 156마일로 달리다가 상대 차량의 운전자와 애완견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 큰 충격을 주었다. 러그스는 음주한 상태에서 주택가 도로변을 질주했다. 음주인 경우에는 현장에서 적발하기가 수월한 편이나, 약물은 상태에 따라 경우가 다르다. 2020년 12월에 발생한 사고에서는 약물에 의한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볼더 시티 인근 95번 프리웨이에서 택배 차량이 5명의 자전거 운전자를 덮쳐 모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트럭 운전자인 바슨(Barson)은 고속도로 순찰대에게 단순한 졸음 운전으로 오인돼 혈액 검사를 받지 않았다. 당시 순찰대는 혈액 체취 검사를 위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구체적인 사유를 찾지 못해 영장은 기각되었다. 2013년 미국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경찰은 마약이나 알코올에 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운전자로부터 채혈을 받기 전에 영장을 발부 받아야만 한다. 네바다주 법은 집행 기관이 운전자의 혈액을 채취해야만 하는 원인을 반드시 제시해야만 한다. 용의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경찰은 전화 영장을 청구하기 위해 판사를 불러야만 했다. 결국 바슨은 석방되었다가 스스로 필로폰을 섭취했음을 시인했지만, 타당한 형량을 선고받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자의에 의한 시인이 아닐 경우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는 이 사건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했고, 순찰대와 주정부도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단지 그들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국무부는 이 조사를 철저히 검토했으며, 수사 기술을 개선하고 순찰대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피상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결국 가해자가 약물로 인한 사고를 내더라도 경우에 따라 정당한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교통 법규의 수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주나 약물에 의한 법적 규제도 매우 시급하다.




*올해 사망자 318명, 1/3이 과속 충돌

네바다주의 공식 교통 안전 프로그램인 제로 페이탈리티즈(Zero Fatalities)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베넷(Bennett)은 “올해 교통 사고 사망자 수는 10년 이래로 가장 최악이다. 총 318명 중 170명이 클라크 카운티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근래에 들어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16과 2018년에는 총 329명이 사망하였고, 2019년에는 304명으로 줄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재택 근무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는 다시 318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한 이유는 바로 ‘과속’으로, 모든 치명적인 충돌 사고의 1/3을 차지한다. 과속의 원인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의 통계에 의하면 40% 이상이 알코올, 마리화나 또는 기타 약물 중독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UNLV 의료센터의 외과의인 데보라 쿨스(Deborah Kuhls) 박사는 “고속 충돌로 부상 당한 사람들이 차량에서 내리면 골절이나 장기 손상 등 응급 수술이 필요한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런 심각한 부상의 환자들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쿨스 박사는 75마일 이상인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심각한 뇌 손상과 척추 부상을 입을 확률이 몇 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마약 운전자 감지 시스템 시급

당국은 라스베이거스의 간선 도로에서 과속을 억제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UNLV의 로드 에퀴티 엘리언스 프로젝트(Road Equity Alliance Project) 이사인 에린 브린(Erin Breen)은 “헨리 러그스가 사고를 일으킨 레인보우 블러버드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설계된 도로이다. 가로수가 늘어선 중앙 분리대를 설치하고, 속도를 45mph로 제한한다. 하지만 과도한 과속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교통사고가 많은 교차로는 찰스턴 블러버드 & 램 대로 / 사하라 에비뉴 & 레인보우 블러버드 / 디케이터 블러버드 & 트로피카나 애비뉴 / 페로스 로드 & 트로피카나 애비뉴 등이다.

교통 안전 프로그램 책임자인 베넷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의 마지막 시간 동안 최악의 교통 사고 사망률이 얼마나 늘어날 지 암담하다”고 말한다. 연말 연시 음주와 약물 섭취에 의한 운전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당국의 대처는 원론적인 상태를 맴돌 뿐이다. 전문가들은 주에서는 교통 사고의 운전자 음주 수준과 관련된 데이터에 대응하여 법적 제한을 수정하고, 마약 운전자를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최소 운전 연령을 높이거나 운전자 교육 및 면허에 대한 최소 기준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사고는 늦은 밤이나 새벽 그리고 이른 아침 시간에 다수 발생하므로 가급적 차량 통행이 적은 시간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과속에 의한 보행자 사고도 빈번하기 때문에 보행이나 횡단 보도를 건널 때에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말 연시는 축제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운전자에게 있어서는 가장 위험한 시간이기도 하다.


글_ 제이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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