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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영혼의 땅’ 모뉴먼트 밸리 여행기

숙소와 식사는 블러프(Bluff) 마을에서

2박 정도면 파월호와 자이언캐년도 둘러볼 수 있어


모뉴먼트 밸리의 여정. 벼르고 벼르던 여행이었다. LA에서는 10시간도 넘는 대장정이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7시간은 족히 걸린다. 아무리 일찍 출발해도 첫날은 공원 안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마음에 들 만한 숙소도 변변치 않다. 이런저런 연유로 인해 수 년 동안 미뤄온 낯선 여정을 드디어 시작했다.


15번 북쪽 방향 프리웨이를 타고 세인트 조지를 지나 9번 도로에 진입한다. 59번 – 389번을 거쳐 89번 도로를 따라 가면 카나브(Kanab)를 만난다. 카나브는 호슈스밴드나 앤털로프 캐년 등을 여행할 때 숙소로 활용하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맥도널드나 아시안 레스토랑,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 유타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89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본격적인 유타의 수려한 풍경을 즐기며 드라이브하게 된다. 50분 정도 달리면 왼편으로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그 유명한 파월호와 글랜댐이다. 댐의 규모는 후버댐보다는 작지만, 파월호의 규모는 작지 않으며, 풍광 또한 대단히 아름답다. 일단은 목적지가 모뉴먼트 밸리이므로 돌아오면서 감상할 것을 염두에 두고, 페이지(Page)에 진입한다.


페이지에는 제법 큰 호텔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유타주 국립공원을 여행할 때, 관문처럼 통과하는 도시이며 숙박지로도 유명하다. 언덕 위에 호텔들이 들어서서 파월호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압권이다.


여기부터는 98번 도로로 바뀐다.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달리면 160번을 만나고, 그 지점에 마켓 플레이스가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모뉴먼트 밸리 숙소의 첫 관문인 카이옌타(Kayenta) 마을이 나온다. 아주 작고 황량한 인디언 마을이라 이 곳 숙소를 추천하기에는 마땅치 않다. 호텔 규모에 비해 숙박비가 비싼 편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면 모뉴먼트 밸리로 들어서는163번 도로에 오른다. 슬슬 비슷한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30분 정도 달리면 드디어 웅장한 자태의 바위들이 우뚝 솟아 있다. 모뉴먼트 밸리 진입로에 들어서면 사진에서 보던 장엄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도착 시간이 4시를 넘어가기 때문에 입장은 다음 날로 미루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163번 도로로 계속 올라가다 내려서 뒤를 돌아보면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가 보인다. 노을 속에 웅장한 실루엣이 정말 인상적이다. 이 도로로 2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멕시칸 햇’이라는 유명한 모자 바위가 나온다. 조금 더 들어가면 블러프(Bluff)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카이옌타와는 달리 전형적인 유타 마을이다. 비교적 깨끗한 숙소들이 몇 군데 있다. 데세르 로즈 리조트 & 캐빈(Desert Rose Resort & Cabin)과 블러프 드월링즈 리조트(Bluff Dwellings Resort)를 추천한다.


저녁은 Comb Ridge Eat and Drink에서 미국식 만찬과 맥주 한 잔이면 긴 여정의 피로가 풀린다. 이 마을에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여기 정도이기 때문에 매우 붐빈다. 8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서 가야 한다. 아침 식사는 Twin Rocks Café를 강추! 기묘하게 생긴 쌍둥이 바위 아래 카페가 들어서 있어 신기하고 놀랍다. 인디언풍의 브런치도 독특하다. 특히 곰의 귀(Bears Ears)라는 인디언식의 구운 빵이 정말 맛있었다. 보라색 옥수수를 갈아 만든 팬케이크도 별미. 이 카페를 기점으로 바위 언덕을 넘어가면 모압으로 가는 길이다.


아침 식사를 마쳤다면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가면 40분쯤 후에 모뉴먼트 밸리 비지터 센터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바위들의 모습은 가슴이 먹먹할 만큼 장엄하다. 특히 이 평원의 중심 기둥인 이스트(East), 웨스트 미튼 뷰트(West Mitten Buttes), 메릭 뷰트(Merrice Butte)가 떡 버티고 서 있다. SUV를 타고 갔다면 27km 길이의 밸리 드라이브를 꼭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길을 따라 약 십여 개의 분기점을 지나면 코끼리 모양의 엘리펀트 뷰트(Elephant Butte)와 토템 폴(Totem Pole)이라는 아름다운 사암 기둥을 만나게 된다. 가장 인기 있는 존 포트 포인트(John Fords Point)에 도착하면 나바호 상인이 보석, 도자기, 수공예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벼랑 끝에서 말을 타고 인생 샷을 건질 기회도 있다. 골짜기의 간이역과도 같은 이 곳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인디언 스타일의 튀김 빵. 피자 도우 크기의 반죽을 튀겨 시나몬과 꿀을 뿌려내는데, 바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나무 의자에 앉아 광활한 대지를 바라보며 뚝뚝 떼어서 입에 넣는 빵의 달콤함에는 무공해의 햇살도 듬뿍 녹아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파월호 구경도 잊지 않았다. 드라이브 코스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뷰는 장관이다. 유타의 기기묘묘한 바위산들로 둘러싸여 정말 이색적인 호수이다.


2박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파월호를 나와 카나브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다. Red Canyon Cabins은 마을의 주변부에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밤에 별도 볼 수 있다. La Quinta Inn은 비교적 가격도 좋고 내부도 깨끗하며 아침 식사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저녁 식사는 Sego 레스토랑이 유명하고, Wild Thyme Café도 음식이 푸짐하고 맛있어서 매우 인기있는 레스토랑이다.


카나브의 89번 국도는 9번 국도와 이어지며, 매우 아름다운 초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자이언 캐년 후문 쪽으로 이어지므로, 잠시 자이언 캐년에 들러 베가스로 돌아올 수 있다.





<사진 설명>

  1. 비지터센터에서 바라본 모뉴먼트 밸리 메인 뷰

  2. 웨스트 미튼 뷰트

  3. 엘리펀트 뷰

  4.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

  5. 트윈 록스 카페

  6. 인디언식 아침식사

  7. 파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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