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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마추픽추로의 여정 - 마지막편



산행  4일째 우리는 캠핑장에서 다시 짐을 챙겨 숲이 우거진 등산길을 2시간가량 내려온 후 안데스 산맥 계곡을 따라 흐르는 우르밤바 강물에 손과 발을 담그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어려서 시골 개울물에서 첨벙대며 다슬기를 잡기도 하고 친구들과 물놀이도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평지를 걸어 오후 3시경에 마추픽추 유적지 산 아래에 위치한 아구아 칼리안떼 타운에 도착했다.  다음날 드디어 마추픽추 유적지 방문 날,  무사히 힘든 산행길을 마치고 내일 유적지 방문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여정이 마무리된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행은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약 3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산 굽이 굽이를 올라 마추픽추 유적지 입구에 도착했다.  아침 구름이 걷히며 자태를 드러낸 마추픽추 유적지는 소문대로 공중에 떠있는 도시처럼 신비롭고 웅장했다.  마추픽추는 15세기 잉카제국에 의해 만들어졌고 계단식 농업을 하고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용도로 쓰였을 거라고 한다.  이들의 건축양식에는 4가지 방식이 있었는데 성전, 제사장과 귀족들의 집, 평민의 집, 곡물창고 등 용도에 따라 다른 방식을 썼는데 접착제 없이 돌과 석재들을 쌓아 올려 만들어 졌다.  그 시대에 그 큰 돌들을 어떻게 운반하고 자르고 갈아서 정교하게 맞춰 이런 건물들을 지었을까 그들의 지혜와 성실함에 감탄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남미를 침략 했을 때 마추픽추는 산중턱에 숨겨져 발견되지 않아 보존될 수 있었다. 그 당시 여기 살던 잉카인들은 스페인 침략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온 전령사가 가져온 수두에 걸려 많은 사람들이 현지에서 죽었고 남은 생존자들은 혹시 모를 침략을 피해 마추픽추 고향을 버리고 아마존 정글 깊숙이 숨어들었을 거라 추측한다.  그 후로 버려져 있다가 1911년 미국의 학자이자 탐험가인 히람 빙햄이 현지 농부 아들인 당시 11살이었던 파블리토의 안내를 받아 재발견됐고 1983년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안데스 산맥에 사는 주민들은 코카잎을 차로 만들어 즐겨 마시는데 코카잎 차는 고산증을 예방하고 코카잎을 입에 넣고 껌처럼 씹기도 했는데 몸에 필요한 미네랄과 영양분도 풍부하다고 한다.  잉카 원주민들은 아침마다 일을 가기 전에 코카잎 세 장을 대지모신 (원주민어: 파차마마)에게 바치는 문화가 있는데 투어가이드 아메리코는 코카잎 세 장이 의미하는 잉카 문명의 세가지 가치관, 법과 일에 대하여 얘기를 해주었다.  잉카인들의 세가지 가치관은 상호적 사랑, 일 그리고 지식이라고 한다.  ‘상호적 사랑’은 부부나 애인간의 사랑을 넘어 가족간, 이웃 간의 큰 사랑을 얘기하는 것이고, 아직도 시골 조그만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이 가치관을 중요시 하며 서로 협력하고 돕고 살지만 도시에 나가면 이제 그런 건 찾아볼 수 없고 모두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하며 살려고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잉카 원주민들은 다른 사람들을 부를 때 신사, 숙녀 여러분이 아니라 형제, 자매님이라고 부르며 인류 모두를 가족으로 칭한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일’은 모든 사람들이 게으름이 없이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종사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이며 ‘지식’은 선대로부터 내려온 삶의 지혜와 지식을 익혀 전달하여 실생활을 향상시키는 가치이다.

잉카의 세 가지 법은 게으름을 피우지 말 것, 남의 것을 훔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이었다고 한다.  잉카의 왕은 독재자로서 잉카인들이 이 세 가지 법을 어길 경우에는 죽음으로 다스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잉카인들은 경찰이 없이도 법을 잘 따랐다고 했다. 또한, 잉카제국에는 돈이나 물물거래의 개념이 없었고 공동체로서 모든 사람들이 세 종류의 일에 종사하며 상생했다고 한다. 세 종류의 일은 이웃 간에 협력하여 농사짓는 일, 마을 공동의 일 (예: 마을에 필요한 수로나 곡식창고 건축), 그리고 왕국에 필요한 일 (마을간 길을 내고, 성전 건축 등) 에 참여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투어가 끝나고 마추픽추 산을 내려와 쿠스코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나의 삶을 이끄는 나만의 가치관과 삶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았다.


미셸 조 Echo Wealth Partner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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