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과 한국인이 은퇴자금을 준비하는 형태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내가 은퇴할 시점에 내가 필요한 만큼의 은퇴자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현명함과 전략적인 접근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미국의 근로자, 비지니스 오너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은퇴연금을 준비한다. 근로자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401(k), 403(b)라는 제도를 통해 은퇴연금을 저축하고, 개인 비지니스 오너들은 IRA, Roth IRA, SEP IRA 등을 활용해 은퇴연금을 저축한다. 그 외 연방이나 주 공무원들, 그리고 선생님, 경찰, 우체국 직원 등은 은퇴 후 평생 받을 수 있는 펜션플랜(pension plan)이란 제도에 가입이 되어 있다. 이런 펜션플랜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은퇴 후 평생 보장되는 인컴이 있어 편안한 은퇴를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한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은퇴자금을 준비할까? 대부분의 우리 한인들은 매달 집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은행 세이빙 및 CD에 최대한 돈을 모으는 것으로 은퇴준비를 한다. 그 외 현재 살고 있는 집 모기지를 최대한 페이오프 함으로써 은퇴를 준비한다. 혹은 현금을 집안 어딘가에 차곡차곡 모으는 분들도 꽤나 많다는 것이다. 근래 주식시장에 붐이 일어나면서 주식시장을 통해 은퇴자금을 모으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 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준비하고자 하는 은퇴자금의 형태가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은퇴할 시점에 정말 내가 필요한 만큼의 은퇴자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계산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많이들 회자되는 파이어족에 대해 얘기해보자. FIRE족이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준말로 최대한 일찍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를 하는 집단을 일컫는다. 21세기 젊은 친구들 사이에선 새로운 신조어가 되었고, 이른 나이에 조기 은퇴를 목표로 소득의 70% 이상을 줄이고 근검절약하는 젊은 친구들이 파이족을 꿈꾸며 준비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파이어족과 미국 파이어족이 은퇴를 준비하는 형태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미국의 파이어족들은 은퇴자금을 금융상품에 하고 한국의 파이어족들은 부동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은퇴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의미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을 페이 오프하는 것 외에 임대용 부동산(Rental Properties)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임대용 부동산으로부터 매달 나오는 집세로 인컴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근래 와서 집값 상승으로 집은 무척이나 고가이다. 그래서 20% 혹은 30%의 다운페이먼트를 만들어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집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운좋게 내가 받은 론 페이먼트와 매달 들어오는 랜탈 소득세가 맞아 떨어져 내가 내는 부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소유세금과 보험료, 유지정비 비용 및 혹여나 까탈스러운 세입자들을 만나게 되면 골머리를 앓게 되는 번거로움과 혹여 공실의 위험까지 생각하면 투자 가치가 있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파이어족들은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수료가 적은 인덱스 펀드/EFT나 수수료가 전혀 없는 인덱스 어뉴이티(Indexed Annuity)를 더 많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있을 위의 여러가지 단점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은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달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과 내가 모은 나의 자산을 보호하는 것에 있다. 또한 매해 올라가는 인플레이션보다는 적어도 같거나 조금이라도 많아야 내 돈의 가치가 상실되지 않는다. 현재 내가 은퇴를 위해 저축하는 곳에 이자가 얼마인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안정적으로 돈은 자라는지,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왜 미국인들이 금융자산에 더 비중을 두고 은퇴자금을 모으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것으로 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그것은 나의 자산을 늘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소피아김 재정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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