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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김정애 - 아들과 어머니


돌아보니 모든 것이 꽃길이었더라


청각 장애 딛고 카지노 딜러로 20년 베테랑 아들

받은 축복을 열렬한 봉사로 보답하는 긍정의 어머니













*어머니의 아들

아들 제임스 김은 키가 훤칠하고 야성미가 넘친다. 웃는 모습도 시원시원하다. 까무잡잡한 피부는 운동으로 다져졌다. 청년 시절부터 바위를 오르는 락 클라이밍을 10여 년간 즐겼다. 한 번 시작한 운동은 열성을 다해 프로 수준에 다다른다. 락 클라이밍으로 이름을 알린 제임스는 시애틀 지역 매거진에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시애틀로 도미한 제임스는 카톨릭 재단의 학교를 졸업한 뒤 워싱턴 D.C에 있는 Gallaudet University에서 평생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직업 전선에 뛰어들며 약간의 난조를 보이던 그는, 어느 날 라스베이거스 인근에 있는 찰스턴 마운틴으로 락 클라이밍을 하러 오게 되었다. 거기서 만난 지인 덕에 제임스는 드디어 베가스 맨이 되었다.


딜러 학교를 졸업한 그는 그 후 20년 동안 호텔 카지노 딜러로 일했다. 그리고 현재 50대 초반인 제임스는 일찍 은퇴하고, 여유로운 중년의 삶을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제임스 히스토리는 여느 한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제임스는 그의 삶에서 당당한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핸디캡을 딛고, 그의 삶을 열심히 살아냈다. 입술을 읽는 법을 터득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가족들과 한국어로 대화도 할 수 있다. 친구들과는 더할 나위없이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제임스는 현재 골프가 프로급이다. 플로리다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그는 “보통 사람들보다도 실력이 뛰어난 데도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때론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것은 집중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성취도가 높은 편이죠.”라고 피력한다. 그는 몸관리를 위해 하루 두 끼만 먹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그 감각적인 집중력 덕분에 제임스는 딜러 생활에서도 탁월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려움을 헤쳐내고 스스로 성공한 덕분에 그는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누리고 있다. 제임스에게는 두 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같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싶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재능 기부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소망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 다정한 사람을 만나 여생을 함께 보내는 것이 꿈이다.


 

*아들의 어머니

제임스의 성공한 삶은 어머니의 헌신이 반이다. 올해 70대 중반이 된 어머니 김정애씨는 얼굴에 주름이 별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곱고 밝다. 활동력과 자신감이 젊은이 못지 않다. 꽃과 화초 가꾸기를 좋아하고 봉사가 취미다. 수준급 뜨개질 솜씨로 모자를 만들어 소아암 환자들에게 나눠준다. 세인트 로즈 도미니칸 카톨릭 병원과 웨스트 플라밍고 시니어 센터에서 뜨개질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김정애씨는 “뜨개질은 인내심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봉사를 꺼리는 한인들이 많습니다. 많은 한인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한다.


1986년도에 세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온 어머니는 미국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오직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일념으로 어려움을 버텨냈다. 결국 두 딸은 뉴욕에서 디자이너 디렉터와 페라가모에서 일하는 전문인으로 키워냈다. 어머니도 열심히 일한 덕분에 모든 것이 여유롭다.


어머니의 미국에 대한 가치관은 확고하다.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 덕분으로 아들을 잘 키워낼 수 있었음에 전폭적으로 감사해한다. 그 보답으로 어머니는 봉사의 길을 택했다. 카이저 병원 매점에서 캐셔 봉사를 하기도 했고, 선거 때마다 투표 지원을 위한 봉사도 열심히 한다. 거저 받지 않고, 은혜를 갚는 어머니의 정신이 대단하다. 그 당당함이 자녀들을 견고하게 잡아주었으리라.


아들을 위해 2년 전에 라스베이거스에 정착한 어머니. 그는 LA에 살며 뉴욕으로 일하러 가는 딸을 위해 매달 LA로 가는 사막을 달린다. 다른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저 ‘어머니는 위대하다!’


그리고 어머니는 기도한다. “한 때는 가시밭길이라 여겼는데, 돌아보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꽃길이 되었네요. 이제 아들만 귀한 짝을 찾으면 여한이 없습니다.”



*김정애씨 연락처: 646)853-3001


글_제이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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