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향하는 곳 … 사역자의 ‘사명’은 구구절절한 이유보다도 ‘부르심’이 향한 곳에 있다. 그 엄청난 감동의 힘이 자고 있던 새벽을 두드리고, 무료했던 심령에 단비를 내린다. 한 젊은 목사는 섬기던 교회의 담임 목사의 한 마디 권유를 푯대 삼아 낯선 베가스에 기꺼이 닻을 내리고, 1년 반 동안이나 표류했던 성도들은 그 헌신의 배에 이제 막 올라섰다.
라스베가스 커뮤니티 교회의 새로운 시작이 반갑다. 교회가 어려움에 봉착했어도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낸 성도들도 대단하고, 베가스라는 도시적 특성으로 인해 교회가 뿌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 이 곳에 하나님의 콜링만을 붙들고 달려온 사역자의 헌신도 작다고 할 수 없다. 햇살이 무르익고 추수가 썩 어울리는 어느 가을 날, 라스베가스 커뮤니티 교회로 부임한 이정환 담임목사를 만났다.
“제 신앙의 반은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무모할 정도로 직진이죠. 고등학생 때 하나님을 만났고, 물리학과에 진학한 후에 강한 콜링을 받고 그대로 침례신학교로 편입을 했습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와 아주사신학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미들 웨스턴 침례신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세상에 발을 딛기 보다는 오직 사역의 길을 걸어서인지 이 목사는 인터뷰 내내 순박한 미소로 훈훈한 공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이야기를 할 때는 강건하고 명료한 눈빛으로 빛난다.
이정환 목사는 LA 지역 토런스의 ‘조은 교회’에서 행정 목사로 시무했다. 김우준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조은 교회는 청년부 부흥으로 유명하다. 사우스베이에서는 워낙 유명한 교회이기 때문에 이정환 목사의 베가스 부임도 매우 기대되는 소식이었다.
라스베가스 커뮤니티 교회의 성도들도 이 목사의 부임을 매우 환영한다. 전 교인의 반 수가 특별 새벽 기도에 참석하고, 예배 후 매일 다른 메뉴로 아침 식사도 함께한다. 잔잔한 축제의 물결이 그 동안 침체되었던 신앙 공동체에 감동으로 흘러든다. “연로하신 권사님들이 기쁨의 눈물로 예배에 참석하세요.” 들뜬 목소리의 한 여집사도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밝은 에너지의 전이는 듣는 것만으로도 전해진다. 꼭 교회 부흥이 목적이 되지 않아도 조촐한 성도들의 충만한 신앙 여정은 메마른 사람들에게 저절로 향하게 된다. “교회가 건강해야 생각이 달라지고 그러면 행동도 달라지죠. 그 Doing이 바로 성령의 열매입니다. 하나님 앞에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않고, 선을 그어 놓아서도 안 됩니다. 나를 통해 예수님이 보여야 이웃도 변화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이 목사는 베가스의 문화적 특성이 장애가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단호히 회복의 메세지를 담아냈다.
“저도 한 때는 통장에 50달러 밖에 남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고, 영주권 수속 중에 교회가 사라지는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다행히 다른 교회로 옮겨 진행할 수 있었지만, 3년 동안 제 사역이 ‘설거지’였습니다. 달그락거리며 그릇을 씻는 동안 ‘하나님 저를 받으시옵소서’를 수도 없이 되뇌었습니다. 그 때 불처럼 주신 말씀이 ‘예수로 가난해지는 교회, 예수로 간절해지는 교회’였습니다. 신앙이 삶을 파고들 때, 함께 삶을 나눌 때 살아있는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담담히 은혜를 풀어내는 이 목사의 가장 큰 달란트는 아마도 ‘순종’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2004년 UNLV 대학가에서 개척교회로 시작한 라스베가스 커뮤니티 교회. 첫 담임이었던 고 김명석 목사의 소천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제 새 담임 목사를 모시고, 창립 19주년 기념 예배를 드린다. 이 날 예배에는 토런스 조은 교회 김우준 목사, 미남침례교 총무인 강승수 목사가 참석한다.
이제 라스베가스 커뮤니티 교회라는 배는 바다를 향한다. 적은 선원들이 부지런히 돛을 올리고, 흩어졌던 힘을 모아 항해를 시작해야 한다. 망망한 바다 가운데서 한껏 가난해졌던 지난 시간 속에서 간절함으로 차오르는 새로운 여정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창립 예배: 11월5일(토) 오후 4시
▶6224 W. Desert Inn Rd. Las Vegas, NV 89146
▶전화: 702)252-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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