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로컬에서 얼스카페(Urth Caffe)의 인기는 예사롭지 않다. 따뜻한 봄날이 되니,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현재 언커머스 단지에 제대로 들어온 업소도 변변히 없고 텅 비어 있는데도 어스 카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미 로컬의 명소가 된 듯하다.
스타벅스 빼고는 마땅히 갈 만한 카페가 적어서 자주 찾곤 하는 얼스 카페의 총괄 디렉터가 한국인이란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망설이지 않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흔쾌히 맞아주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를 모을 수 없다 – 핀페이
에릭 오(오태원). 자기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은 첫인상부터 공통점이 있다. 눈매가 범상치 않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다… 자신의 논리와 철학이 분명하다… 단단하다… 인터뷰 내내 명석하다는 느낌이 가장 명료했다.
“저는 도전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아마 16살 때부터 시작되었죠. 14살에 이민을 왔는데, 처음에 영어 배우라고 아버지가 넣어준 스시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식음료 계통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헬퍼였지만, 주방 안쪽에 대한 열망이 커져서 결국 그 안에서 일할 기회도 가졌습니다.” 에릭 오의 도전 신화는 테네시주 네슈빌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이민기는 녹록치 않았다. 세탁소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누나는 낮에, 그는 밤에 컬리지를 다니며 일을 했다. 17세부터는 용돈 한 푼 받지 않으며 생활했는데도 불만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공부를 잘 했던 누나는 부모님의 영어 도우미가 되었어야 했기 때문에 큰 도시로 나가지 못했지만, 그는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로 그 도전기를 이어 나갔다.
워낙 독립심이 강해 학비도 스스로 벌어UNLV를 졸업했다. 그리고 셰프의 길을 택했다. 미라지 일식 레스토랑 부주방장을 거쳐 팔라조 스시 삼바에서 메인 셰프로 일했다. 점점 지명도를 높여가며 드디어 패리스 호텔에 ‘세코시’(Sekushi)의 오너 셰프가 되었다. 그런데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에릭 오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요.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트웬티4 그룹(Twenty4 Hospitality Group)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게 되었죠. 그동안의 저의 경험을 높이 평가해 준 덕분에 브랜드 사업의 총괄 디렉터가 되었습니다.”라며 극적인 순간을 술회했다.
*비전이 있으면 전략이 생긴다 – 제인스 쿠퍼
디렉터로서의 그의 역할은 브랜드 설립부터 매장 인허가, 인테리어, 셋업까지 총괄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그가 만든 ‘세코시’ 도 이 그룹의 브랜드가 되어서 현재 플로리다에 매장을 오픈했다. 트웬티4 그룹은 미 전역으로 프랜차이즈를 넓혀가기 때문에 그 규모도 상당하다. 관리가 철저하기로 소문난 어스카페 본사로부터 독점권을 따내고, 네바다와 타지역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에릭 오는 미주 전체를 오가며 브랜드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데, 그 유명세로 마이애미 푸드 채널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실전에서 충분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분야가 생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속도감이 빠르죠. 이 모든 것들이 3~4년 안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얼스 카페를 준비하기 위해 3개월여를 직접 가서 배웠죠. 전직이 셰프여서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서 언커머스점을 오픈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현재 파인 다이닝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확장돼 나갈 겁니다. 손이 덜 가는 경영이 우세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포커스가 대세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도전 정신을 발휘한다면 베이거스 안에서만 치열한 경쟁 구도를 초래하는 것보다, 타주로 확장해 나가는 용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게 익숙한 것이 쉽다는 생각보다, 곧 익숙해진 것에도 마음을 오픈한다면 영역 확장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앞으로의 전망도 피력했다.
어스카페 넓은 페리오를 둘러싼 업소들도 모두 트웬디4 그룹의 브랜드다. 잠시 후 모두 오픈하면 작은 숲속의 축제 명소가 될 듯하다.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 스티브 잡스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성공적인 궤도를 그리고 있는 에릭 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한 우물을 파라!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해서 이것 저것 하지 말고, 분야를 세분화해서 집중하세요. 그 파트의 1인자가 되어야 지명도가 높아지고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열
정 속에 길이 있습니다.”
성공한 자들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풍요롭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에 순응하고, 오히려 성공의 에너지로 전환할 줄 안다는 것. 에릭 오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미국 이민 와서 다같이 고생하면서도 좋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의지에 큰 영향을 주셨어요.”
그에게 큰 소망이 있다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것. 특히 한국을 알리는 컨셉트를 꼭 실천하고 싶다고 한다.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겸손하게 표현하는 그는 현재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 길도 순조롭게 열리리라 바라본다.
글_ 제이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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